제인 버킨, 루 두아용, 세르주 갱스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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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제인 버킨, 루 두아용, 세르주 갱스부르, 샤를로트 갱스부르 제인 버킨의 인터뷰 중 세르주와의 이별에 대한 내용 일부를 발췌했다. ...And then afterwards, when I broke up with serge or rather I left him, we didn't break up. He was the first to be surprised I left. He was the one who when I rang him up to say that I'd had a baby daughter he said 'well thank god for that because I can't imagine myself as being godfather to a little boy'. So he moved in as being godfather. He wanted to be Lou's..., he said to Lou that he wanted her to call him Papa-Deux. And as Papa-Deux, he stayed and he took care of me and he went on writing these songs for me, the best songs in fact cause they were all his pain, so 'Amours des feintes', the last one, love of the dead was written 3 months before dying, The first one was written within a year of me leaving him which was the one which was 'Baby alone in babylone'. 내 영어 실력이 부족하기도 하고 제인 버킨이 프랑스 말을 약간 섞어 해서 세르주&제인에 대한 내 배경지식을 끌어와 겨우 받아 적었는데 틀린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

Björn André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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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소년이 그 세상을 떠난 날

reel around the fountain

아름답다 계속 반복해서 말할 테지만 곡을 이루는 모든 구성이 아름답다 이 노래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15 minutes with you인데 필 세션에선 저 구절에서 라이브 느낌이 특히 강하다 조이 디비전 스타일로 들린다는 것도 이해되고 I dreamt about you last night부터는 은유와 인용으로 점철되어 있는데 노래 전반의 가사 자체는 워낙에 아름답게 쓰였고 속뜻은 소아성애니 뭐니 하지만 모리세이 말로는 육체적 관계를 맺음으로써 영혼의 순수함을 잃는 순간을 쓴 거라고 한다 지난 밤 당신의 꿈을 꾸고 침대에서 두 번 떨어졌다고 말하는 구절은 인용구지만 아름다운 멜로디에 붙이니 가슴을 더 깊게 헤집는다 정확히 뭘 의미하는지 모르겠어도 들을 때마다 어딘가 괴롭고 애절한 감정이 드는 게 이상하게 보이더라도... 또 좋아하는 부분은 people said that you were easily led And they were half right 사람들은 당신이 너무 쉽게 빠져든다고 말하지만 그들은 반만 맞았어. 쉽게 빠져드는 건 당신이 아니라 나라는 뜻으로 해석했는데 맞나? reel around the fountain john peel sessions

비 오는 추석

오늘부터는 최고기온이 20도 밑으로 떨어져서 꽤 쌀쌀하고 해가 많이 짧아졌는지 어느샌가부터 저녁 먹으러 가는 길도 꽤 어둑어둑하다. 며칠 전부터 날씨가 오락가락 하더니 오늘은 종일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저녁 먹고 기숙사에 잠시 들러 옷 갈아입고 발도 씻고 나왔더니 찾을 택배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다시 우산을 쓰고 혼자 자주관 옆 택배 보관소까지 갔다 오는 길에 문득 떠오른 노래. 이제 와 뒤늦게 무엇을 더 보태려 하나 어디선가 들어본 기억이 있고 유재하 목소리란 것도 알고. 평소에 유재하 노래를 자주 듣지 않아서 제목은 몰랐는데 찾아보니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이었다. 왠지 오늘의 소박한 감상 때문에 비가 오는 날 자주 듣게 될 것 같다

Fall in love with a person who enjoys your madness. Not an Idiot who forces you to be normal.

하루키에 대해

'하루키를 좋아한다'라는 것이 그 사람을 판단하는 지표로써 작용하기도 한다는 것은 하루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본 이들이라면 상당수가 동의하지 않을까 싶다. 심한 이들은 하루키에 대한 호오로 그 사람의 취향을 맘껏 재단할지도 모른다. 하루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했을 때 상상되는 특정한 이미지가 있고(딱히 좋다고 말할 순 없는), 그의 글에 대해 외설 소설이니 뭐니 왈가왈부 말을 얹는 사람들도 많지만... 하루키의 문장에 감탄해보지 않은 독자가 얼마나 될까? 결코 드물다고 생각된다. 하루키의 글에는 특히 돋보이는 부분이 있다. 바로 '감각적 부대 지식'이다. 피에르 부르디외의 <구별짓기>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문화의 대량축적의 원리인 축적하려는 격심한 요구는 극단으로 즉 부조리로 치닫는 재즈와 영화 애호자의 도착에서 매우 분명하게 드러나는데, 이러한 도착은 교양화된 응시의 정통적 정의에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도착은 작품의 소비를 작품에 대한 부대 지식의 소비로 대체한다." 나는 이 예시로 재즈와 영화 애호자와 맞먹는 또 다른 유형으로 하루키 애독자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의 작품 1Q84에 소재로 등장하는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에 관해 말해보자면, 1Q84의 선풍적 인기와 더불어 저 클래식 음반이 불티나게 팔렸다고 한다. 하루키의 이런 감각적 부대 지식은 하루키를 사랑하게 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매년 노벨 문학상 발표 때마다 하루키의 무관에 말이 많지만 내가 감히 한 마디...(여긴 내 공간이니까) 써보자면 그는 노벨상에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트렌디한 소설 중엔 최고지.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

요즘 많이 듣는 노래 두 곡이 데프톤즈의 Sextape, 빌리 홀리데이의 The End of a Love Affair인데 우연하게도 영화와 무척 잘 어울려서 이 노래들을 들으며...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1989년 작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를 봤다 이게 내가 본 소더버그의 두 번째 영화로, 첫 번째는 <카프카>였는데 카프카와는 좀 다른 느낌이고 난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가 더 재밌었다 그레이엄은 여자 앞에선 성불능이지만 여자의 인터뷰가 담긴 비디오 테이프를 보면서 흥분한다 그가 자신의 이런 행동에 대해 과거 애인에게 저질렀던 잘못으로 인해 의식적으로 스스로를 억압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장면을 보면 그레이엄의 이런 성향은 페티시즘이라기보다는 강박에 가까워 보인다. 앤은 섹스는 공허하고 자위는 비천하다고 말하며 관련된 단어를 입에 담기도 꺼려하는, 보수적이고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여자다 그런 거부감이 기저에 깔려 있기 때문에 남편과의 관계에서도 행위 자체를 의식하며 그로 인해 단 한 번도 오르가즘을 느낀 적 없다 그에 반해 동생 신시아는 성적 행위를 즐긴다 문제는 앤의 남편 존과 육체적 불륜 관계인 것이지만... 앤과 그레이엄은 모두 존재하는 욕구를 회피하기 때문에 정신적으로도 억눌린 상태에 있다 그레이엄은 그 점을 인지하고 있는 데에 반해 앤은 섹스는 불필요하다고 말하면서 한편으론 그레이엄과의 관계를 상상하는 모순적인 모습을 보인다 어쨌든 비디오테이프는 앤과 그레이엄을 그로부터 벗어나도록 해준다 그들이 인터뷰 하기로 마음을 먹은 순간에 그들은 카메라 앞에 서서 내밀한 자기 고백을 하기 시작한다 성은 스스로에게까지 숨겨야 할 욕구가 아니다 이 영화에서 성은 한 사람이 가진 어떤 깊은 내면, 욕망이나 트라우마 등을 포괄하는 그 깊은 내면의 상징까지로도 보인다 결국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는 사랑 혹은 사랑뿐 아니라 더욱 친밀한 관계에서, 이 영화에서 성이 상징했던 그 어떤 것들이 필수적임을 말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