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하루키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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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를 좋아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그 사람을 판단하기도 내가 판단 당하기도 한다. 하루키를 좋아하는 사람을 상상하는 이미지가 있고(딱히 긍정적이지 않은), 그의 글에 대해 야설이니 뭐니 왈가왈부 말을 얹는 사람들도 많지만...(하루키는 없고 하루키에 대해 말을 얹는 사람들만이 있을 뿐 -신형철 평론가가 한 말이다) 신형철 평론가는 하루키의 문장에 감탄해보지 않은 독자가 얼마나 될까라는 물음에 결코 드물다고 답했다. 하루키의 글에는 특히 돋보이는 부분이 있다. 바로 '감각적 부대 지식'이다. 피에르 부르디외의 <구별짓기>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문화의 대량축적의 원리인 축적하려는 격심한 요구는 극단으로 즉 부조리로 치닫는 재즈와 영화 애호자의 도착에서 매우 분명하게 드러나는데, 이러한 도착은 교양화된 응시의 정통적 정의에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도착은 작품의 소비를 작품에 대한 부대 지식의 소비로 대체한다." 그의 작품 1Q84에 소재로 등장하는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에 관해 말해보자면, 1Q84의 선풍적 인기와 더불어 음반까지 불티나게 팔렸다고 한다. 하루키의 이런 감각적 부대 지식은 하루키를 사랑하게 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매년 노벨 문학상 발표 때마다 하루키의 무관에 말이 많지만… 그러나 내가 감히 한 마디...(여긴 내 공간이니까) 써보자면 그는 노벨상에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트렌디한 소설 중엔 최고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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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많이 듣는 노래 두 곡이 데프톤즈의 Sextape, 빌리 홀리데이의 The End of a Love Affair인데 우연하게도 영화와 무척 잘 어울려서 이 노래들을 들으며...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1989년 작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를 봤다 이게 내가 본 소더버그의 두 번째 영화로, 첫 번째는 <카프카>였는데 카프카와는 좀 다른 느낌이고 카프카가 시각적인 즐거움은 더 있지만 내용의 흥미로 따지자면 개인적으로는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가 더 재밌었다 그레이엄은 여자 앞에선 성불능이지만 여자의 인터뷰가 담긴 비디오 테이프를 보면서 흥분한다 그가 자신의 이런 행동에 대해 과거 애인에게 저질렀던 잘못으로 인해 의식적으로 스스로를 억압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장면을 보면 그레이엄의 이런 성향은 페티시즘이라기보다는 강박에 가까워 보인다. 앤은 섹스는 공허하고 자위는 비천하다고 말하며 관련된 단어를 입에 담기도 꺼려하는, 보수적이고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여자다 그런 거부감이 기저에 깔려 있기 때문에 남편과의 관계에서도 행위 자체를 의식하며 그로 인해 단 한 번도 오르가즘을 느낀 적 없다 그에 반해 동생 신시아는 성적 행위를 즐긴다 문제는 앤의 남편 존과 육체적 불륜 관계인 것이지만... 앤과 그레이엄은 모두 존재하는 욕구를 회피하기 때문에 정신적으로도 억눌린 상태에 있다 그레이엄은 그 점을 인지하고 있는 데에 반해 앤은 섹스는 불필요하다고 말하면서 한편으론 그레이엄과의 관계를 상상하는 모순적인 모습을 보인다 어쨌든 비디오테이프는 앤과 그레이엄을 그로부터 벗어나도록 해준다 그들이 인터뷰 하기로 마음을 먹은 순간에 그들은 카메라 앞에 서서 내밀한 자기 고백을 하기 시작한다 성은 스스로에게까지 숨겨야 할 욕구가 아니다 이 영화에서 성은 한 사람이 가진 어떤 깊은 내면, 욕망이나 트라우마 등을 포괄하는 그 깊은 내면의 상징까지로도 보인다 결국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는 사랑 혹은 사랑뿐 아니라 더욱 친밀한...